2025/03/01

‘파 묘’의 탈을 쓴 베트남 판 전설의 고향 ‘악령’

금기 대놓고 보여줘도 황금에 이성 잃는 인간 모습들 주술과 12 간 지 등 동양 권 오 컬트 유사한 모습 발견 재미



지 관과 무당의 역할을 겸임 하는 종교인, 땅 주인, 돼지띠 일꾼이 모여 음 산한 기운을 뿜어내는 땅 밑의 관을 파낸다. 3월 국내 개봉을 확정한 베트남 호 러 영화 ‘악령: 깨어난 시체(The corpse)’는 초반 부 한국의 ‘파 묘’(2024)를 닮았다. 하지만 극이 진행될수록 예전 TV 시리즈 ‘전설의 고향’에 더 근접하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.

영화는 저주 받은 무덤에서 깨어난 악령이 죽은 자의 몸에 빙의하며 일어나는 미스터리 오 컬트 호 러 로, 베트남의 깊은 시골 마을을 배경으로 한다.

남편 ‘쿠 앙’(광 투 안)과 아내 ‘누’(카 누)는 도시에 살다가 가세가 기울면서 남편의 고향인 깡 촌 마을로 갓 태어난 아들 ‘산을 데리고 귀향한다. 시체 방 부 처리 사로 일하는 누 는 돈 버는 데 있어서 온갖 일을 마다하지 않지만 막상 힘들게 번 돈은 도박장에 가서 허무하게 날려버린다. 
 
이제 아기 분유와 기저귀 살 돈 마저 똑 떨어지자 이제 쿠 앙 에게 상속된 인근 야산의 땅을 팔기로 한다. 땅에 관심을 보이는 매수 자는 지 관과 무당의 역할을 겸하는 종교인을 대 동 하고 나타난다. 
 
지 관은 땅의 기운이 심상치 않은 것을 느끼고 쿠 앙 에게 혹시 이 땅에 무덤이 있느냐 묻는다.  인근에 있는 봉 분 두어 개를 말하는가 싶었지만 지 관은 지금 그들이 밟고 서있는 평평한 발 밑의 땅을 가리킨다. 
 
이 속에 든 관을 이 장 하지 않고는 땅을 살 생각이 없다는 매수 자의 말에 쿠 앙 과 누 는 마을 주민들 가운데서 돈을 받고 파 묘를 도울 일꾼을 수소문한다. 역시 돈이 궁한,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처지의 일꾼들이 돈 벌어오라는 아내의 등 쌀에 떠밀려 지원한다.



지 관은 이 중에서 특히 돼지띠 일꾼을 골라 땅을 파기 전 묫자리를 여러 번 내리치는(‘파 묘’에서 파 묘요! 파 묘요! 파 묘요! 하는 것과 비슷한) 의식을 행하게 시킨다. 돼지띠 일꾼이 땅을 내리칠 때 뱀의 형상이 튀어 오르는 것을 보면 같은 동양 권에서 12간 지와 상 극인 (돼지-뱀)띠에 대한 관념을 공유하는 것을 알 수 있어 반가웠다.

그렇게 파낸 묘는 쉽사리 땅 위로 올라오지도 않는다. 거의 다 끌어올렸을 때 쯤 관을 이고 있던 막대가 부러져 다시 땅으로 처박히고, 가까스로 수레에 얹어 이동할 때는 갑자기 바퀴 살이 부러져 인부의 허벅지를 관통하는 사고가 일어난다. 
 
관을 여니 온갖 부적으로 봉인된 시체가 누워있다. 지 관은 이렇게 부적으로 봉인된 시체는 그럴만한 이유가 분명히 있다고 경고한다. 하지만 일꾼들의 눈동자에는 시체의 목에 둘러진 황금과 보석으로 장식된 목걸이가 반짝일 뿐이다.

관을 당장 화장하지 못하고 일단 쿠 앙 과 누 의 집 뒷마당에 두는데, 어떤 악령보다 무서운 것이 인간의 탐욕인 것일까. 아까 인부 중 한 사람이 와서 관을 열고 목걸이를 빼낸다. 
 
시체의 목이 드르륵 돌아가는 ‘사망 플래그’가 나와도 황금에 눈 먼 인간은 목걸이를 돌려놓지 않고 도박장으로 향한다. 그의 운명은 목걸이에서 새어 나온 악령에 조종 당해 다리 위에서 투신 자살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.

이 목걸이에 마을 사람들이 차례로 손을 댄다. 전 주인이 어떻게 죽음을 맞이했는지 알면서도 남자는 돈으로 바꿔서 노름을 하려다, 여자는 제 목에 채워서 거울에 이리저리 비춰보다가 죽음을 맞이한다. 악령의 이미지는 긴 머리를 풀어헤친 늙은 여자로, 아주 옛날 세상을 먼저 떠난 아들을 살리고자 악령에 영혼을 판 엄마다. 

하지만 미처 악령을 사용하기도 전에 마을 주술사들에 의해서 봉인 당했다. 몇 번 이고 똑같이 반복되는 ‘목걸이 입 수-악령에 죽임 당함’ 패턴이 단조로워지면서 ‘전설의 고향’같다는 생각이 스멀스멀 피어오른다.



목걸이의 최종 종착지는 아내 ‘누’ 다. 이전까지 희생자들이 그저 검은 피를 쏟고 눈이 시 뻘 개 지며 죽음을 맞이했다면 ‘누’ 는 악령과 호흡이 맞았던 것인지 숙주로 삼아진다. 
 
사지 관절을 이리저리 꺾으며 부활한 그녀는 까치 발로 걷고, 동물의 내장을 먹는다. ‘쿠 앙’ 은 그런 아내가 마지막으로 노리는 아들 ‘산을 지키고자 추격 전을 벌이기 시작한다.

‘누’ 역을 맡은 배우 ‘카 누 는 출연하는 작품마다 역대 베트남 박스 오피스 1위 기록을 갈아 치우며 ‘흥행 보증 수표로 불린다고 한다. 영화를 보는 내내 ‘저 배우 이름을 찾아봐야지’하는 생각은 이유가 없지 않았다. 이번 ‘악령’에서 그는 톱 여배우의 모든 자존심을 내려놓고 땅 밑까지 망가진다.

아울러 남편 ‘쿠 앙’역의 배우 ‘광 투 안’ 역시 최근 베트남 영화계에서 ‘호 러 장르의 왕’으로 떠오르는 배우로 알려져 있다. 줄거리를 모두 말한 것 같지만 결정적 ‘스 포 일러’는 누설하지 않았다.
 
크 레 딧 이 올라갈 때 영화 ‘인 셉 션’ 과 장 자의 우 화 ‘호 접 지 몽 ’이 동시에 스쳐간다. 허무하기도 하고, 그나마 이런 결말로 맺어 다행히 ‘전설의 고향’이 아닌 ‘영화’가 되었다는 안도감이 함께 찾아온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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